북극곰 ▶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봤어요.
해골 요한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은퇴 생활!
해골 요한은 오랫동안 교실 구석에 서서 인체 모형일을 했어요.
요한은 학교 선생님의 주선으로 은퇴 후 인적이 드무누 숲속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노년의 삶을 살게 돼요.
이 집에는 해골 요한처럼 늙은 닭과 개, 고양이가 살고 있고, 가끔 손주들이 놀러 와요.
해골 요한은 이곳에서 진짜 삶을 시작하는데, 평온한 일상 속에서도 재미난 일들이 벌어져요.
머리카락과 엉덩이의 신경이 연결되어 이발소에 가길 꺼려 하는 할아버지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사과나무 가지치기 때문에 속상한 할머니를 조용히 다독여 줘요.
요한은 손주들과 함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졸라대서 함께 목욕과 사우나도 하고 눈 천사를 그리기도 해요.
무서워 보이는 표정을 지어 마을에 얼쩡거리는 수상쩍은 사람들을 쫓아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전시회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등 특별한 경험도 해요.
이른 봄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요한은 할아버지 옆에서 함께 참피나무 꽃잎차를 마시며 위로를 해줘요.
평온한 일상 속 아름답게 늙어가고 마침내 죽음을 맞는 섭리가 담당하면서 재치 있게 펼쳐져요.
흑백 그림에 포인트의 핑크색이 눈에 띄었어요.
해골이라고 하면 그냥 무서움, 두려움, 공포, 죽음 등이 떠오르는데요.
책에서는 해골이 푸근한 요양 보호사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곁에서 같이 지내는 해골 요한을 보면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해골 요한의 생활 모습을 보면 죽음과 삶, 나이 듦이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이자 불행하거나 무서움의 대상이 아님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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